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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례

우리가 쓰는 말도 예절에 맞게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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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공 작성일22-02-07 17:09 조회6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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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어느 곳도 예(禮)와 관계되지 않은 곳이 없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 있고,

도시 철도를 승차 할 때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

우리가 쓰는 말도 예절에 맞게 말해야 한다.

편지도 받는 상대가 있으므로 예의에 맞게 편지를 써야 한다.

 

논어에 보면 

공자의 수제자(首弟子)인 안연(顔淵)이 공자께 인(仁)을 물었다.

공자는 “극기복례(克己復禮)가 인(仁)이 된다.”라고 했다.


극기복례(克己復禮)란 

자기의 본능적인 욕망을 억누르고 예(禮)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부연 설명하면, 본능적인 욕망을 의지(意志)와 이성(理性)으로 

억누르고 예(禮)를 실천하는 교육적인 인간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우리 생활에서 예를 생각해보자.

우리 집에는 아내와 나, 두 사람이 산다.

나갈 때는 “나 다녀올게.”라고 하면, 

아내는 “승차권, 핸드폰 챙겼어요?” 라고 한다.

“열쇠까지 다 챙겼어요.” 

이 대화가 자식이 밖에 나갈 때 부모님께 아뢰던

출필곡(出必告)에 해당된다.


부부는 서로 경어를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서로 반말을 해도 된다.

위의 ‘다녀올게’가 반말이다. 미완성의 말이다.

‘다녀올게요.’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해야 완결된 말이 된다.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존대어=공대어(恭待語)를 쓰는 것은 잘못이다.

‘계시다’ ‘주무시다’ ‘잡숫다’ ‘오시다’ ‘가시다’ ‘진지’ ‘말씀’ ‘여쭈다.

 등의 말이 존대어다. 부부는 상하관계=존비관계(尊卑關係)가 아니고

 평등관계이다.

그래서 부부는 말도 평등해야 한다. '


아내가 남편에게 존대어를 쓸 때, 남편도 아내에게 존대어를 쓴다면 

말에서 이 부부는 평등하다.


그런데 대부분 가정에서 아내만 존대어를 쓰고, 

남편은 경어나 반말=반어(半語)을 쓴다. 

부부는 서로 경어나 반말을 쓰는 것이 옳다.


존대어는 아랫사람이 웃어른에게 쓰는 높임말이다.

 

조선일보 기자가 국회의원 댁에 전화를 건다.

“안녕하십니까? 조선일보 ○○○ 기자입니다. 

의원님 계십니까?” 부인이 전화를 받는다.

그이는 국정감사 때문에 어제 부산 갔습니다.

 오늘 늦게라야 돌아옵니다.” 남편에게 존대어를 쓰지 않고 

전화를 잘 받는다.

 

기자가 다른 국회의원 댁에 전화를 건다.

“안녕하십니까? 조선일보 ○○○기자입니다.

 의원님 계십니까?” 부인이 전화를 받는다.

의원님은 국정감사 가셨다가 늦게 돌아오셔서 아직 주무시고 계십니다.”

부인이 전화를 잘못 받는다. 자기 남편에게 사뭇 존대어를 썼다.

 

◐경어(敬語)와 반발=반어(半語)

❉‘주무십니다.’는 존대어, ‘잡니다.’는 경어다.

‘계십니다.’는 존대어,

‘있습니다.’는 경어다.‘

먹습니다.’는 경어. ‘먹어’는 반말=반어(半語)이다.

반어는 말이 완결되지 못하고 미완상태의 말이다.

‘먹어요.’ ‘먹으세요.’라야 완결된 말이다.

 

영부인(令夫人)이란 호칭은 대통령 부인에게만 쓰는 말인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부인(夫人)도 ‘남의 아내를 높이는 말’인데, 접두어(接頭語) 영(令)을 덧붙이면 더 아름다운 높임말이 된다.

 

남의 딸을 높여서 영애(令愛)라고 하고,

남의 아들을 높여서 영식(令息)이라고 할 때의 ‘영’과 ‘영부인’의 ‘영’은

 같은 뜻이다. 영(令)은 ‘법령ㆍ명령’이란 뜻이 아니고,

 여기서는 ‘아름답다’, ‘착하다’의 뜻이다.


남편이 살았든지 죽었든지 간에

남의 아내를 높이는 말은 

❶부인(夫人)❷영부인(令夫人)❸합부인(閤夫人)이란 

세 가지 말밖에 없다.

 

요즈음 방송을 들어보면

아들ㆍ딸이  어머니ㆍ아버지를 ‘사랑한다.’고 한다.

우리말에  내리사랑’이란 말이 있다.

사랑한다는 말은 아랫사람을 사랑한다고 하지, 

웃어른을 사랑한다고 하면 안 된다.


부모와 자식은 위계(位階)가 다르다.

아들이 어머니를 쳐다보고 ‘사랑합니다.’라고 하면

 버르장머리 없는 정도를 넘어서 패륜(悖倫)이다.


한자어에도 애친경장(愛親敬長)이란 말이 있는데,

여기 ‘애친(愛親)’은 ‘부모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이지

‘부모를 사랑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녀는 부모를 ‘존경한다.’고 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한선(上限線)은 아내 또는 애인관계 까지이다.


  <2019년12월 23일 대구 每日新聞 30쪽에 게재되었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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